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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잉기록

나는 인복이 있는 사람인가? 문득 있다고 생각했는데

by 야잉일상 202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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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9. 11. 흐림

내게 있는 복이 무엇일까? 있긴 할까 생각한 적이 있다. 티브이가 문제인 거 같다. 티브이 속 사람들과 비교하다 보면 내가 너무 초라하다. 그래서 SNS도 안 하는데 그래도 생각해 보면 감사하고 복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 같다. 일단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만 봐도 나는 복이 있지 아니한가?

人福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인가?

어떤 사람들은 먹을 복이 있다고 한다. 우리 아빠가 그렇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거나 아니면 불시에 찾아가면 뭔가를 이제 막 먹기 시작할 때라던가, 먹고 계실 때 도착하게 된다. 그래서 아빠랑 같이 다니면 뭔가 계속 먹게 된다.  나는 먹을 복은 없지만 그래도 인복은 있는 편인 거 같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관계한 사람들 100% 다 좋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85% 정도는 있는 편인 거 같다.

한때는 없다고도 생각했다. 20대 중반부터 알게 된 사람들과 삼각관계에 엮여서 남자도 여자도 둘 다 소중한 지인이었고 사람으로서 좋아했는데 둘 다 잃은 적이 있다. 그것도 2번씩이나 말이다. 내 잘못도 분명 있겠지 그렇지만 그 상황과 마주하고 마지막으로 혼자 남는 건 나였다. 그래서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내가 잘못한 건가 막 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깐 몸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생각은 그만하고 다시 부딪쳐보자 하고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사람들과 지내보고 싶었다. 그렇게 장소를 물색하고 두 달 동안 혼자서 한국사람이 거의 없는 곳으로 머리를 식힐 겸 한국을 떠났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하고는 너무 좋았다. 베트남, 태국, 일본, 필리핀친구들을 만나서 맥주 마시며 놀기도 하고, 몇몇 한국사람들도 있어서 만나서 같이 놀고 지금은 바쁘고 자기 생활 때문에 연락은 자주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안부연락은 하고 지낸다. 이걸로만 내가 문제가 아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그 당시엔 내가 너무 몸도 마음도 지쳐서 떠나고 싶었던 건데,  돌아오니 반갑게 맞이해 주는 내 친구들이 있고, 내 가족이 있어서 왜 그땐 그렇게 미련을 떨었을까 싶었다. 무튼 지나고 보니 안 좋은 사람들보단 좋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이번에 이직하면서 만난 사람 중 한 과장님이 계시는데 나랑 나이차도 안 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고, 20살 때 비슷한 경험을 가졌고, 관심사가 너무 잘 맞는 분을 만났다. 같이 대화하면 너무 재미있고, 또 같이 놀고 싶어 진다. 그 과장님이 지금은 다른 회사로 가셨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연락한다. 한 달에 1번 이상은 꼭 만나는 거 같다. 나랑 코드가 맞는 사람, 연인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약간의 긴장감도 있어야 하지만, 친구같이 편하고 아무 말을 안 해도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 좋다. 뭔가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이라기 보단 나랑 잘 맞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

나도 남의 험담을 할 때가 있다. 안 하고 싶은데 하게 된다. 고쳐야 하는데 하게 된다. 내가 험담을 하는 사람은 한 사람인데 내 상사다. 그분은 남이야기는 잘 안들어주는 사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 얼굴이 멋지고 예쁘면 누구나 다 호감이 더 빨리 생긴다. 하지만 쟤는 얼굴도 예쁜데 일도 잘하네가 아니라 얼굴 예쁜 사람이 일을 잘하더라, 못생긴 사람은 일도 못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예쁘고 멋있다고 다 일 잘하고 못생겼다고 다 일 못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과거이야기를 3번, 4번 계속하는 사람, 근데 그 과거가 자기 자랑으로 했던 이야길 또 하고 또 하고 처음에 들을땐 무슨 이야길 하려고 저러나 싶어 듣고 있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랑이다. 다들 나를 좋아했다, 다들 나를 존경했다, 다들 나를 칭찬했다 등등 그리고 무례한 사람, 남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뚝 던지는데 기분 나쁘게 말하는 사람. 무례함이다. 아무리 일을 못하더라도 생일날 그것도 개인적으로 가 아닌 직원 단톡에 "생일축하해"가 아닌 "오늘은 생일이니깐 덜 혼낼게" 무슨 뜻일까? 축하해주고 싶은 건 맞을까? 

이렇게 블로그에서까지 험담을 하게 되다니, 나 진짜 그분 안 좋아하나 봐.... 나 인복 있는 거 맞나? 싶은 생각이 드네

그래도 그분을 보면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겸손해져야지, 남은 배려해야지 나를 되짚게 만드는 사람이다.

수정해야겠다. 나는 인 복이 보통인사람이다.

 

근데 나 이 이야기하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써졌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성하게 된 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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