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9. 12. 흐림
내가 말이야! 옛날에는 말이야! 진상손님을 받아 봤단 말이야 그래서 이겨낼 수 있다고 다 덤벼! 그중에 진짜 좋은 손님도 많단 말이야! 근데 왜 내 기억은 나쁜 것만 더 잘 기억하는 걸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의 추억을 쌓고 좋다! 근데 좋은 기억만 기억하고 싶다.
운이 좋은 걸까?
술주정뱅이
내가 이자카야로 알바를 알아보고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걱정의 소리가 많았다. 술집인데 술 취한 진상손님 있으면 어쩌냐 토하고 잔 쏟고 제정신 아닐 텐데, 술 먹는 손님 때문에 늦게 끝나면 어떡하냐 등등
맞는 말이다. 예전에 카페에서 일했을 위치가 큰 병원 입구 앞에 있어 손님의 3분의 1은 환자 및 병문안 오시는 손님, 3분의 1은 의사 선생님, 3분의 1은 그냥 근처 식당 와서 밥 먹고 술 먹고 오는 손님이었다. 그때 남자분 2명에 여자분 2명이 오셨는데 술이 이미 잔뜩 취해서 오셨는데 소리도 크고 약간 무례하게 굴었다. 그러면서 엄청 당당하게 자기 명함을 주시는데 바로 앞 병원 의사셨다. 다음에 나를 우리 카페에서 어떻게 커피 마시려고 그러시나 했는데, 다음날 맨 정신에 오시더라 자기가 한 일이 생각이 났는지 커피를 사시며 말로는 안 했지만 눈으론 엄청 민망하고 미안해한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단 모르는 척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카페에서도 술 마시고 진상짓 하는 사람이 있는데 하물며 술집이라니!
오늘의 고민은 내일로
첫 출근한 날 사장님께서 그러셨다. 우리는 보통 2,3차로 많이 오시는데 조용한 동네고 다들 젠틀하셔서 진상손님은 많지 않다고 그리고 있었던 진상은 몇 번 혼냈더니 더 이상 안 온다고, 우리는 단골손님 위주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제 곧 1달 차가 된다. 이번달은 추석도 있고 해서 손님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진상손님은 1명도 없었다. 그리고 단골손님들이 많이 오시고 사장님과 형, 동생 하며 오시는 찐 단골들은 소개해주셔서 인사도 하고 퇴근할 때쯤엔 사장님이 마시고 싶은 술 가져와서 앉으라며 그분들과 합석해서 마시며 이야기도 나눴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이라니 너무 재밌지 않은가? 나는 I라서 쭈뼛쭈뼛했는데 그분들은 가게 오픈했을 때부터 손님이라면 지나간 아르바이트생들을 다 안다고 했다. 초창기 때부터 단골이신 분들은 다들 그렇게 말씀하셔서 더 신기했다. 그중에는 아르바이트생이었는데 단골손님과 맘이 맞아 내년에 결혼한다는 커플도 만났다. 역시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은 떨림과 설렘이 생기는 거 같다. 내가 여기서 반년을 목표하고 왔지만 더 할 수 있다면 오래 근무하고 싶다. 제발 몸아 버텨줘!
이 지역을 회사일 때문에 오게 되어 지인이 없었는데 왠지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한두 명을 생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뭐 깊이 만날 수 없을지라도 지나가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아르바이트하게 된 것이 나한텐 큰 운인가?! 운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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